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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본문

2020

06.25.

alexis_2026 2020. 6. 25. 09:16

#. 기말고사가 끝났다. 첫 학기의 중간고사보다 더 형편없는 답안지를 작성한 기분이다. 아니, 사실이 그렇다. 조문 위치를 찾지 못해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라니. 인터벌의 마지막에서 너무 방심한 탓이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새로 오픈한 스타벅스에 와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삶은 어떻게든 흘러간다. 그리고 백석의 시를 읽는다. 나에게도 떠올릴 갈매나무 한 그루가 있었으면.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천장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중략)

- 백석, '남신의주 유동 박씨봉방' 중에서

책을 펴고 앉아서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읽고, 정리하는 작업을 반복하는 것 뿐인데, 온통 변명뿐이다. 

 

#. 이번 학기의 과목들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수업 내용과 교재 모두 좋았고, 판례도 흥미로웠다. 다행스럽게도 처음 민총의 의사표시를 배울 때 걱정했던 부분을 다시 겪게 되지는 않았다. 그때를 생각하면, 어떤 교재든 반복해서 읽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례에서 다루는 판례도 좋았다. 그러나 문제는 제대로 된 공부를 너무 늦게 시작한 탓에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시험 시간표도 무난했는데, 결국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 뒤늦게 공부를 하는 처지에 도대체 왜 이러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이런 좋은 조건이 갖추어졌는데, 기본서와 사례를 한번 읽어보고서 좋은 답안을 제출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공부를 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고 이를 실천해서 무엇을 하려는 걸까? 

 

#. 더 늦기 전에 뭐라도 하자. 그 전에 과제부터 빨리 해결하자. 한 학기가 끝났는데, 한 일이 별로 없다보니 지치지도 않았다. 건강관리는 참 잘하고 있다. 체력적으로도 회복되었고, 고질적인 통증도 거의 사라졌다. 그러니 이제 내 일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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