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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미술관 - 마우리치오 카텔란 WE +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1) 본문

2023

리움미술관 - 마우리치오 카텔란 WE +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1)

alexis_2026 2023. 3. 10. 21:59

작년 2월 이후로 거의 1년만에 리움을 다시 찾았다. 카텔란 전을 예약하려고 리움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역시나 전부 매진이었고, 마침 백자전이 열릴 예정이어서 백자전을 예약했다. 세부 내역을 보니 카텔란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검색해보니 아직 전시 오픈 전이라 관련 내용은 없었지만, 혼자 괜히 덤을 얻은 기분으로 예약날을 기다렸다.

작년과 올해 리움 예약 문자

 

 

마침 날씨도 맑고 꽤 따뜻했다. 

오색이나 낙산비치호텔의 숲 전망을 생각나게 한다

입구와 로비에서부터 '동준과 준호'라는 노숙인이 있었다. 입구의 노숙인은 설마 바로 앞에 보안요원도 있는데 여기 노숙인이 있을까 싶었는데, 정말 노숙인이었다면 더 놀랐을 것 같다. 이렇게 가볍게 전시와 첫 만남을 가지고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러 긴 줄을 끝에 섰는데, 너무나 친절하게 직원이 다가와서 현재 더이상의 대여가 어렵다고 알려주었다. 아쉬움을 가지고 먼저 카텔란전 전시장 입구로 향했다. 

 

지하1층 첫 작품

그런데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작품명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작품에 매우 가까이 다가갈 수밖에 없었고, QR코드를 찍어 간단한 해설을 보려고 해도 한번에 인식되지 않아 꽤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덕분에 작가의 의도대로 내 나름의 시각으로 자유롭게 볼 수 있었지만 하나도 불편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1층 작품들 
브레맨 음악대

브레맨 음악대라는 작품을 보니 미얀마 수행처의 실제 백골과 백골관 수행이 떠올랐다. 하지만 수행과는 거리가 멀어진 지금, 몰메인의 살윈강이 그립다. 힘이 느껴지는 흙빛깔의 넓은 강이었다. 몇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가다가 펼쳐졌던 그 풍경과 주변의 집들,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 코로나와 복잡한 정치 상황이 겹쳐 안타까웠다. 요즘은 상황이 좀 어떤지 잘 모르겠다. 

 

 

2층 작품들

그러나 정작 죽음 그 자체를 떠올리게 한 것은 2층의 '모두'라는 대리석 작품이었다. 동물을 박제한 작품을 보면서는 나의 종차별주의가 작동했나 보다. 넓은 공간에 펼쳐진 저 작품을 보면서 앞으로 나아가기도 힘들었고 그렇다고 시선을 돌릴 수도 없었다. 너무나 많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밀려웠다. 지난 가을에 이태원역을 찾아 꽃 한송이 헌화한 것이 전부였지만, 장소가 장소이니 만큼 이태원 참사와 그 후 한 관계자의 답변을 들으며 헛구역질을 했던 역삼동 골목에서의 어느 저녁도 떠올랐다. 

 

2층의 시스타나 성당

한참 서 있다가 걸을을 옮겨 시스타나 성당으로 향했다. 종교를 떠나 모두의 평화를 기원하였다. 

 

양철북의 오스카와 창밖의 풍경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했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와 창밖의 푸르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말의 수난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작품 속 말들은 역동적인 모습이었지만, 이곳의 말들은 생명력을 잃은 채로 천장에 매달려 있거나 꽂혀(?)있다. 도약하는 말의 뒷모습이었으면.

 

 

 

탁 트인 곳으로 나가고 싶어졌다. 다양한 작품들이 꽤 흥미있었지만, 불쾌감과 답답함이 커져만 갔다. 로비에 앉아 한숨 돌린다음 백자전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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