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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12.22. 본문
밤낮이 바뀌기 직전이다. 그래도 오전 중에는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는 한다. 저마다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가고 있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내가 너무 정체되어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 하지만 결국 내 선택의 결과로 발생한 일들이기 때문에, 늦어져도 어쩔 수 없다. 수험 공부가 끝나면 하고싶은 공부가 따로 있는데 정작 그 때가 되면 머리가 너무 굳어져서(?) 다시 시작하기 힘들 것 같다.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다. 뒤쳐져 있다는 불안감도 한켠에 있지만, 그냥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더 힘들다. 다행스럽게도 이 와중에 체력적인 문제는 크게 없다. 비대면 수업의 덕분이기도 하다.
새삼스럽게 모아놓은 돈도 없고, 어디 갈 곳도 없는 처지가 떠오른다. 이 좁은 공간이 커져보이는 효과가 생긴다.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지만 이렇게 이중적인 부분이 있어 오늘도 무사히 넘긴다.
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9535.html
[사건의 사회학] 코로나19 이전, 그 지옥이 천국이었다
재난 이후 과거를 낭만화하는 ‘레트로토피아’, ‘이후의 이전’을 극복해야 ‘이후의 이후’가 온다
h21.hani.co.kr
재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것은 레트로토피아가 만드는 환각이다. 지금의 재난이 종식된다고 해도 이전 삶으로 단순히 회귀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강의실을 예로 들어보자.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다시 전면적으로 등교해 강의실에서 학생을 만났을 때, 그 강의실은 과연 이전의 그곳일 수 있을까? 마치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비접촉 온라인수업이 없었다는 듯, 과거의 그 강의실처럼 대면/접촉을 하며 이전처럼 상호작용을 할 수 있을까?
어림없는 소리다. 이미 학생들 몸이 비대면 강의실에 익숙해졌다. 대면 수업이 요구하는 집중하고 긴장하는 몸 대신, 자신이 시간과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사용하는 비대면 상호작용을 편안해하는 학생들이 나타난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자유를 더 효율적으로 쓰는 방향으로,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긴장하고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몸으로 전환하며 새 상호작용에 적응한다.
코로나가 종식 된다면 나는 더이상 '학생'이 아닐 확률이 높다. 고등학교까지 정말 다니기가 힘들었는데, 학교를 주5회나 가야하는 게 체력적으로 부담이었고, 내 시간이 너무 없는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내년 하반기에 갑자기 대면수업으로 전환될까봐 걱정된다. 하지만 벌써부터 그런 생각을 하며 체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