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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책 몇 권 이야기 본문

집에서 아이스 커피를 내려갔는데, 빨대를 챙기는 것을 깜빡했다. 공간이 비교적 여유로운 곳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7681094
다락방의 미친 여자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미친’ 분신을 하나씩 등장시켜, 작가들 각각의 차가운 불안, 뜨거운 분노, 애타는 열망을 읽어낸다.
www.aladin.co.kr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단순히 재출간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읽게 되었는데,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북펀딩에 참여했고, 좋은 리뷰도 꽤 많이 있다. 그동안 내 시선은 어느 정도로 변화되었을까? 일단 집 정리가 끝나면 새책을 주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길버트와 구바가 수두룩한 19세기 소설에 영향을 끼친 작품임을 보여준 밀턴의 <실낙원>에서, 이브는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할 뿐 아니라 제멋대로 구는 일탈 본성을 지닌 전형적 인물이다. 이런 여성성의 양극화는 여전히 우리와 함께 있다."

달라진 것 중에 하나는 종교에 대한 경험이다. 당연히 무슨 초월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거나, 남들이 모르는 무언가를 알아차린 것도 아니다. 아무튼 얼마 전 자타카전서를 구입했다. 가격을 보고 잠시 고민했지만, 미얀마에서 읽은 대불전경에 대한 기억도 희미해지는 터라 결국 주문하게 되었다. 종이가 얇은 탓에 해제를 넘기다가 의외의 구절을 발견했다.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보는 자타카라니. 내가 한 종교를 접하면서 느낀 점은 가부장제 그 자체라는 점이 가장 강했다. 경전 속에서 재현되는 여성의 모습과 서사, 그리고 여성 종교인의 교단 내 위계 등은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다. 정확히는 그러한 부분들을 접하게 되면 종교가 뭐 그렇지라는 태도가 되면서 그나마 가지고 있던 약간의 의문과 이에 대한 해결책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도 사라졌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나는 신이다' 몇 편을 본 것을 제외하면 종교에 대해 별로 생각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사실 별 상관없는 문제일 수도 있다. 역자의 견해에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지만, 여성의 승단에 대한 보시에 관한 긍정적인 평가는 예전에 들었던 여성 신도들을 격하하는 여러 수사들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자타카를 한 달 넘게 뒤적이고 있다. 내가 특정 종단이나 종파에 속한 것도 아니고 생계와 관련된 이해관계도 없기 떄문에 아무래도 상관없다.



불안, 고통과 작품 속 질병들에 대한 비평은 에밀리 디킨슨과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다시 읽어보고 싶게 한다. 어떻게든 버티기 위해 오늘도 피트니스에 다녀왔다.
비비언 고닉의 책에서는 결혼을 한 저자가 앞으로 40년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남편은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는데, 저자는 요리책을 참고하면서 서툴게 한 끼를 준비하여 내놓아야 했고, 둘이서 10분만에 먹어치우고 또 한 시간 동안 혼자서 뒷정리를 해야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노력하는 한, 나는 로맨스에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로맨스에 저항할 때,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힘겨운 진실을 꾸준히 바라볼 때, 나는 조금 더 나 자신에 가까워진다.
페미니즘은 내 안에 살아 있다.
오후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뉴욕에 금방 다시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쉽지 않았다. 고닉의 글을 읽으면서 잠깐이나마 뉴욕의 거리를 함께 걷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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