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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강연, 전시회 예매와 불교철학 강의 책

alexis_2026 2023. 3. 26. 05:36

이번 봄에도 시네도슨트가 예정되어 있다는 계획은 들었지만, 계속 제대로 검색하지 못하다가 오늘 드디어 발견하고 예매를 했다.
 
https://www.megabox.co.kr/event/detail?eventNo=12858 

 

[메가박스][시네도슨트 2023 시즌1] <그리스 신화> 프로그램 소개

2023.04.03 ~ 2023.05.06

www.megabox.co.kr

작년에는 티켓 가격이 15,000원이었는데 이번에는 20,000원이다. 카드 할인을 고려해도 약간 망설여지지만, 강유원 박사의 강의를 들었던 이후로 너무나 오랜만에 "분노를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이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라서 일단 예매하였다. 그동안 나는 아이폰을 여러 대 바꾸고 매달 할부를 갚는 것 외에는 특별히 한 일이 없다. 
 
 

 
얼리버드로 구입한 피카소와 호크니 전시도 시작되었다. 두 전시회 모두 피카소 보다는 '20세기 거장들'에, 호크니 보다는 '브리티시 팝아트'에 방점이 찍혀 있을 것 같지만, 어쨌든 지금은 아무래도 초대받아서 간 리뷰가 대부분이라 구성을 제대로 알 수는 없다. 2주 정도 더 기다려보기로 한다. 주말에는 창덕궁 홍매화를 보러갈 계획이고, 다음 주말엔 야구 개막도 하기 떄문에 일단 식목일까지는 여유있게 감상할 시간이 없다. 참 아무런 생산성 없이 바쁘기만 하다. 그래도 그 와중에 피트니스는 꾸준히 가서 다행이다. 스트레칭룸의 레더 바렐에서 10분 이상몸을 푸는 것이 요즘의 루틴이다. 
 
 

 
강남 교보문고 근처를 계속 지나다니기만 하다가 안으로 들어온 것은 몇 년 만의 일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니 챗GPT에 관한 책들이 눈에 띄었다. 근로시간과 임금체계를 둘러싸고 시대를 역행하는 논쟁이 우리 사회를 뒤덮어버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의 발전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긴즈버그 대법관에 관한 책도 진열되어 있었는데, 비닐 커버 때문에 내용을 보지는 못하였고, 대신근처 도서관에 검색해보니 지난달에 출간된 책이지만 이미 대출이 가능한 상태였다. 이렇게 빠른 일처리에 늘 감사함을 느낀다.
 
 
그러다가 결국 발걸음을 향한 곳은 종교 서적 코너였다. 평대에는 기독교 관련 서적이 대다수인 곳이다. 실제로 구비된 도서의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언뜻 보아도 불교 서적 코너는 벽면의 세 칸 정도이지만 그래도 오가는 사람은 꾸준히 있었다. 
 

통도사승가대학의 불교철학 강의

 
책장 앞에는 내가 학부 때 베스트셀러였던 주식 투자 관련 서적의 개정판을 읽는 중인 사람이 앉아 있어서 양해를 구하고 책을 꺼냈다. 주식창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시간이 너무 금방 가버린다. 벼락거지 축에도 끼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적당히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다 가자는 생각을 1초 동안 하면서 불교철학 책을 펼쳤다.
 
이 책의 저자인 홍창성 교수의 '미네소타주립대학 불교철학 강의'를 소송법의 광풍이 몰아치던 어느 겨울에 읽었다. 꽤 어려운 시기였다. 그래서인지 질문과 답변을 통해 진행되는 강의가 더욱 낯설게 느껴졌다. 강의 시간에 질문은 사양이었다. 논문을 쓰는 과정은 내가 스스로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것에 반 이상의 시간을 들였다면, 법학은 이미 충분한 질문과 모범답안인 학설과 판례가 준비되어 있었으므로 나는 줄치는 사람이 되어갈 뿐이었다. '대학', '강의'라는 피하고 싶은 제목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낸 보람이 약간은 있었다. 오랜만에 철학의 기본 개념들과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듯(?) 하나씩 완성되어 가는 불교철학의 체계를 보면서 함께 한걸음 더 나아가고 싶었지만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던 까닭에 잠시 덮어두어야 할 논의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나마 최선이었다.
 
 
어느 해 여름, 통도사에 연꽃이 한참이던 계절에 방문하였다. 사찰의 전경은 흐릿하고, 대신에 함께 했던 여러 얼굴들이 떠오른다. 그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고 참 길었다. 
 
 

저자의 이야기 중 흥미로웠던 부분은 정성스레 준비한 마이크, 음료 등에 대한 저자의 긍정적인 반응이다. 물론 이는 이어질 강의에 대한 열의를 다지는 쪽이다. 그리고 법회에서도 저자가 청중들을 존중하면서 법문을 이끌어 나가는 모습이 서술되어 있다. 청자에 대한 철저한 무시와 지워버리기가 만연한 세태 때문에 숨막히는 와중에 그래도 이런 저자의 책을 만나게 되어서 괜히 혼자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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